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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라이벌 열기, SBS 고교클럽 챌린지리그에서도 명불허전
2011/03/29 00:00:00

K리그에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맞대결은 5만 여명의 개막전 관중을 동원할 만큼 뜨거운 라이벌 열기로 유명하다. 3월 26일 수원클럽하우스에서 열린 ‘2011 SBS 고교클럽 챌린지리그’ 3라운드 수원삼성(매탄고)와 FC서울(동북고)간의 경기도 K리그 라이벌전만큼이나 열기가 뜨거웠다.

 

그라운드 밖 나무그늘 아래에는 선수 가족과 친구들이 전망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매탄고 남자친구를 응원하러 왔다는 한 여고생은 ‘남자친구가 골을 넣어서 K리그 개막전처럼 수원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사진1] 심판진과 양 팀 주장


디펜딩 챔피언과 축구명문고의 대결

 

디펜딩 챔피언인 수원 매탄고는 지난 해 챌린지리그 우승 주역이었던 신연수, 노형구 등의 선수들이 졸업함에 따라, 그 빈자리가 컸는지 지난 2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5골을 내주며 패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 동북고와의 경기에서는 꼭 승점을 따서 지난 시즌의 분위기를 되찾겠다는 각오였다. 반면 지난 시즌 매탄고에게 챌린지리그 우승컵을 내준 동북고는 이번 원정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리그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고자 했다.

 


[사진2] 선제골의 주인공 19번 오준혁 선수와 기뻐하는 동료들


경기는 초반부터 서울 동북고가 앞서나갔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6분 만에 김학승(서울)이 올린 크로스를 오준혁이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연결하여 선제골을 기록했다. 다급해진 수원 매탄고 선수들은 상대를 더 거칠게 압박했으나, 선제골로 연결된 프리킥 지점과 같은 위치에서 또다시 반칙을 범하게 되었다. 결국 전반 15분,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김학승 선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강한 바람에 이끌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연제민 선수를 앞세워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던 수원의 수비진이 세트피스 2번의 기회에 2골을 모두 허용한 것이었다.

 

결국 정성훈 매탄고 감독은 발 빠른 선수를 투입하며 수비진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수비에 안정을 되찾은 수원은 매서운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수원은 전반 23분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은성수가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은성수는 골을 넣었음에도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손짓으로 동료들을 진정시키며 평정심을 유지하자고 주문했다. 공세를 이어가던 수원은 전반 35분 은성수가 또다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사진3] 파이팅하는 수원 매탄고


치열한 경기 양상은 후반 들어 다소 주춤해졌다가, 경기가 진행될수록 양 팀에 체력저하를 느끼는 선수들이 하나 둘씩 나오자 분위기가 다시 달아올랐다. 수원은 이재진 선수를 앞세워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서울은 공격수 심제혁을 투입하며 막판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14 vs 14

 

비록 수원과 서울 모두 아쉬운 마음으로 승점 1점만을 가져가야 했지만, 각각 승점 1점의 수훈갑을 꼽으라면 단연 양 팀의 14번 선수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수원과 서울 모두 14번 선수들을 각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며 그라운드 위에서의 경기조율을 맡겼다. 두 14번 선수들은 경기 내내 주변 선수들과 소통하며 수비,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사진4] 프리킥을 직접 슛하는 서울 동북고 김학승 선수

분위기를 먼저 주도한 것은 서울의 14번 김학승 선수였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김학승 선수는 프리킥을 직접 차 넣어 추가골을 만들어냄으로써 전반 초반을 완벽한 서울의 무대로 만들었다.

 

그러나 수원에는 은성수가 있었다. 수비벽을 돌아 크게 감기는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두 번째 골은 대포알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그는 성인무대에서도 보기 드문 멋진 장면을 두 번이나 만들어낸 비결로 고종수 코치의 ‘프리킥 과외’를 꼽았다. “프리킥 찰 때마다 고종수 코치님의 경험담을 자주 떠올린다. 바람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 코치님의 가르침이 오늘 같은 날씨와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첫 번째 프리킥 골의 영광을 고종수 코치에게 돌렸다.


 

[사진5] 양 팀을 지휘한 14번 선수들

 

팽팽한 라이벌전 속에서 같은 14번을 달고 각자의 팀을 지휘한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는 절친한 친구이다. U-16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솥밥을 먹으며 친해진 두 선수는 평소 채팅이나 전화통화를 자주 주고받을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친근한 우정보다는 비장함이 감돈다. 팀 사이에 라이벌 의식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이끌어야 하는 팀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5만여 관중을 기록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개막전. 그 뜨거운 K리그의 팽팽한 라이벌 의식이 ‘2011 SBS 고교클럽 챌린지리그’에서도 명승부로 연출되고 있다. C리그에서도 이어지는 이 라이벌전은 6월 4일 토요일,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리는 11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K리그 명예기자 윤동빈